철의 물성 (物性) 에서 찾은 통찰,
FLEXIBL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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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창의력으로
유연한 혁신기업을
만든다 -
투영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연한 조직
- 세아홀딩스 노사협의회
‘HALLS_Holdings All Speaks’ -
세아 뉴스룸1
2024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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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 뉴스룸2
국내 최초, 세아홀딩스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중 하나로 선정 -
세아 뉴스룸3
‘나눔세아‘와 함께
희망을 키워가는 유빈이 -
함께의 가치
미래 에너지로의 전환,
친환경 ENERGY TRANSITION
제품으로 앞당기다세아제강 세아 업적상 은상 수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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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세아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 나가다SeAH Global (Thai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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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교양수업
WORK OUTFITS
정답은 없다, 정석은 있다
요즘 출근룩 -
ESG는 지금
ESG의 END,
과연 다가올 것인가 -
에코 패밀리
버려진 것의 새로운 쓰임,
그 특별함을 배우는 시간세아베스틸 회계팀 남윤하 과장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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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아끼는 여행
수목원 옆 호수공원
세종특별자치시 국립세종수목원, 세종호수공원
과거 웹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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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창의력으로
유연한 혁신기업을
만든다글. 임병권 명지전문대학 산업경영공학과 조교수
나는 군대에서 사단 행정병으로 근무했다. 군대를 마치고 복학을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 후 인사팀에 배치를 받았다. 회사는 당연히 처음이었지만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회사나 군대나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대에도 계급이 있듯이 회사에서도 직급이 있어서 위계 질서가 있었다. 엄격한 정도에는 차이가 좀 있었지만, 문서의 형식도 비슷했다. 그런데, 다른 점도 있었다. 바로 ‘목표’였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항상 새로운 것을 요구했다. 팀장도 임원도 항상 무엇인가 개선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었다. 군대는 ‘새로운 것’에 대한 압박이 없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조직이 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조직’이 있고 ‘기존의 것을 사수해야 하는 조직’이 있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가 기업이고, 후자의 대표적인 예가 군대이다. 조직의 목표가 다르면 조직의 행동 방식도 달라야 한다.
기존의 것을 사수해야 하는 조직은 ‘응집력’이 필요하다. 응집력은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을 하나로 할 때 강화된다. 군대는 응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보폭을 통일하고, 복장을 통일하고, 구호를 통일한다. 그렇게 해야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는 사회가 평등하다고 생각할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정의롭지 않은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정의가 아닌 다른 것이 힘을 행사하는 사회는 균형 있게 유지될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반대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조직은 ‘창의력’이 필요하다. 창의력은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이 다양할 때 나타난다. 기업은 창의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서든 직원들의 생각과 행동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도록 촉진해야 한다. 내부 조직을 결속시키는 응집력도 중요하지만, 유연하고 혁신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조직은 ‘창의력’이 필요하다. 창의력은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이 다양할 때 나타난다.”
응집력만 강조하면 기존의 것을 사수할 수는 있지만, 새로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힘들다. 반대로 창의력만 지나치게 강조해도 외부 위험에 노출됐을 때 구성원이 이탈하거나 심지어 조직이 분열될 수 있다. 유연한 혁신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력에 최우선으로 집중하되 응집력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창의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행동을 통일해야 한다는 집착을 버려야 한다. 대표적인 IT 기업이 시무식을 없앴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시무식을 하기 위해서 직원들은 운동장에 줄을 서거나 강당에 질서 있게 앉아 있어야 한다. 사장님이 나와서 장시간 말을 하고 직원들은 가만히 듣고만 있다. 내가 아는 창의적인 글로벌 기업 중에서 시무식이라는 행사를 여는 기업을 들어본 적이 없다. CEO가 신년 메시지를 이메일로 전 직원에게 보내는 것으로 족하다. 한날 한시에 직원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통일된 행동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보고서만 쓰면서 묵언 수행하는 조직에서 창의성이 나올 수가 없다.”
회의실 의자 배치 습관도 변해야 한다. 회의실 테이블이 사각이라면 원형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팀장이나 임원이 항상 상석에 앉고 직원들도 직급순으로 질서 있게 의자에 앉고 있다면, 이런 관행도 없애야 한다. 이런 질서 있고 통일된 행동에 집착하는 상황에서는 자유로운 발언을 할 수 없다.
둘째, 쓰기는 줄이고 말하기를 늘려야 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쓰기를 어려워한다. 생각을 말해보라고 하면 말은 잘 하는데 생각을 글로 적으라고 하면 어려워진다. 왜 그럴까? 말은 자유롭지만 글은 형식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어려운 글쓰기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 말로 해도 될 일을 하루 종일 쓰고만 있다. 바로 보고서 쓰기다. 말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목적은 하나다. 신속한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이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보고서 작성이라는 형식에만 집착하고 있다.
우리는 말을 할 때 창의성이 더 발휘된다. 자유롭기 때문이다. 반면에, 보고서를 쓰는 순간 창의력은 사라진다. 글쓰기 형식에 매몰되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문화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직원들에게 말을 많이 할 기회를 주면 된다. 보고서만 쓰면서 묵언 수행하는 조직에서 창의성이 나올 수가 없다. 임원, 팀장, 팀원이 한 자리에 앉아서 말을 주고받으면서 의사결정을 그 자리에서 끝내면 된다.
셋째, 의도적으로 다양한 사람이 모이게 해야 한다. 창의성의 본질은 다양성이다. 다양한 말을 하고 다양한 생각을 하다 보니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생기는 것이다. 다양성이라는 것은 다양한 사람이 각자 다른 말과 다른 생각을 한다는 뜻이다. 혼자서 다양한 생각을 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어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 기업들은 모두 다양성 보고서(Diversity Report)를 매년 발간한다. 구글이나 MS 같은 IT 기업만 발간하는 것도 아니다. GM 같은 전통 제조기업도 발간한다. 이들은 매년 조직의 다양성 목표를 세우고 결과를 발표한다. CEO와 임원들의 연간 KPI에 다양성 지표를 포함시킨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만큼 의도적인 다양성 추구가 기업의 창의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믿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창의성 교육을 합시다.”
이런 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창의성을 개인의 문제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창의성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집단 내 창의성을 제약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개인들이 입을 닫고 있는 것이다. 천재적인 인재가 고루한 조직에 입사를 하면 그 사람은 금방 ‘보통 사람’이 된다. 반면에 ‘보통 사람’도 창의적인 일하는 방식이 있는 조직에 입사를 하면 얼마든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다.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면서 응집력만을 강조하는 조직은 창의적일 수 없다. 역설적이게도, 행동과 생각을 하나로 통일하면 할수록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없다. 불편하고 힘들어도 의도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투영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연한 조직
- 세아홀딩스 노사협의회
‘HALLS_Holdings All Speaks’세아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제도와 조직문화에 대해 말할 수 있다는 생각. 그 인식의 기반에서 세아홀딩스는 노사협의회 ‘HALLS’를 설립했다. 이는 위에서 만들어진 조직문화가 아닌, 임직원이 직접 만드는 조직문화 속에서 보다 유연한 근무방식,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한 걸음이었다. 봄바람이 살랑이던 4월의 어느 날, HALLS 1기 구성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한 HALLS
지난 2021년 5월 12일 출범한 세아홀딩스 노사협의회 HALLS. ‘Holdings ALL Speaks’의 약자인 HALLS는 시원한 맛의 사탕이라는 의미와 홀딩스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노사협의회는 사실상 지난 2012년부터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이며,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현실적으로 듣고 반영하는 협의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존재했고, 이에 힘입어 지난 2021년 HALLS가 출범하게 된 것이죠.”
HALLS의 출범 배경을 설명하는 이운상 팀장이다. 그는 실질적으로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를 직원들끼리 만들어보자는 것이 HALLS가 만들어진 취지라고 강조한다. HALLS의 구성원은 총 6명으로 최지은 팀장, 이운상 팀장, 이미정 팀장, 이상근 수석, 이유진 수석, 조성재 대리가 함께하고 있다. 성별부터 직급, 연령대가 서로 다른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다양한 세아홀딩스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HALLS 1기의 큰 장점. 이들은 역할을 나누어 HALLS 내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의견이 오가고 임직원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1) HALLS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제도들을 소개하는 모습
“HALLS는 산하에 차석위원회와 뉴커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분기별 1회의 정기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1년에 네 번 정도 진행하는 회의만으로는 직원들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를 구상하고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안건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어요. 덕분에 다양한 제도들이 탄생했고요.”
조성재 대리의 설명처럼, HALLS는 정기적·부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다양한 안건을 논의하고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HALLS의 활동에 있어 중요한 지점은 어떠한 제도를 만들어 나갈 때 통제와 감시가 아닌 신뢰를 전제로 한다는 것입니다.
임직원을 위한 다양한 제도의 탄생
“코로나19가 유행하던 당시 구성원의 안전은 타협할 수 없다는 가치 하에 철강업계 최초로 ‘유급 백신휴가 2+1’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접종 3일차인 ‘+1’은 세아홀딩스의 핵심가치가 ‘정직’인 만큼 직원들에게 의료기관의 증빙자료를 받지 않고 유급휴가를 진행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HALLS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제도로 백신휴가를 꼽는 이상근 수석입니다. 사실 코로나19 유급휴가 시행으로 인한 지출이 적지 않았지만, 임직원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백신휴가 시행이 가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식휴가도 만들어졌습니다. 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2주의 휴가와 휴가비를 함께 지급하는 제도로, 이 역시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휴가가 될 수 있도록 고심해 만든 제도입니다. 이외에도 20주년 창립기념 행사 당시 임원들의 소장품을 경매하는 이벤트를 진행, 직원들의 뜨거운 반응 덕분에 약 40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고 수익금 전액을 홀트아동복지회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유연근무제를 도입, 자신의 일과를 스스로 설계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도 했으며, 자가휴가결재 시스템을 도입해 휴가를 쓸 수 있는 권리를 임직원이 당당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HALLS를 통해 이처럼 임직원을 위한 실질적이고 다양한 제도가 만들어지다 보니, 주위 동료들도 HALLS의 활동에 하나둘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HALLS에서 어떤 논의가 이루어졌는지 질문하는 동료들이 늘어났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아요. HALLS를 통해 만들어진 제도들이 직원들에게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지은 팀장의 말에 이유진 수석도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근무복장이 폐지된 후, 한 동료가 저에게 ‘우리 의견이 정말 반영되고 있네!’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 속에서 HALLS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HALLS가 출범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임직원들의 소속감을 강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목표가 이렇게 하나둘 현실이 되는 모습을 보니 HALLS의 구성원으로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밖에도 대면 및 화상, 전화로 고민 상담이 가능한 임직원 심리상담소 ‘세담세담’ 도입, 연차 차감 없는 유급 하계휴가 부활, 독감 접종 지원 범위 확대 등 HALLS가 만든 성과들은 임직원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HALLS 구성원에게 큰 보람으로 남아 있다.
(2) HALLS 1기 워크숍
HALLS의 목소리, 유연한 기업문화를 향한 보이스
HALLS의 역할은 임직원과 회사를 잇는 소통의 매개로서 듣고 전하고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미정 팀장은 “세아의 유연한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HALLS 위원회 구성원 모두 주변 임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임직원의 이야기를 회사에 전달하고 있다”며 “이렇게 취합된 안건에 대하여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하고 실제 구성원 복지가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탑다운 방식이 아닌 바텀업 방식으로 복지제도를 개선해 나감으로써 구성원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가는 데 HALLS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운상 팀장은 기업의 문화를 바꾸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운을 뗐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의 인식을 이만큼 바꿨다는 점에서 HALLS의 역할은 매우 크고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직원에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주고 직원의 결정을 믿고 지지해주는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HALLS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팀장은 “유연한 기업문화란 먼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참여를 장려하며 모두가 존중받고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밝히면서 “회사는 모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고, 또 구성원들도 각기 다른 생각과 입장을 가지고 있기에 어떤 제도를 검토하고 도입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고민과 논의를 거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HALLS 역할과 방향성을 설명했다.
현재 HALLS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키워드를 놓고 또 한 번 고민 중이다. 이상근 수석은 과거에 진행됐던 ‘자랑스러운 엄마, 아빠’라는 이름의 ‘프라우드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세아에 근무하는 소중한 현재의 구성원이, 그리고 미래에 함께할 구성원이 안정감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3)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HALLS 구성원들
“HALLS의 역할은 임직원과 회사를 잇는 소통의 매개로서 듣고 전하고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오는 5월 12일, 약 3년의 시간 동안 세아의 임직원을 위해 노력한 HALLS 1기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는 곧 2기의 출범을 뜻한다. 1기의 방향성은 ‘임직원의 소속감 강화’로, 현재 임직원은 물론 앞으로 세아에서 함께할 직원들의 소속감 강화를 위한 기업문화 조성에 힘써왔다. 앞으로 출범할 2기 역시 임직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해 주길 기대한다.
그동안 임직원의 의견이 의견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HALLS. 임직원의 목소리가 세아홀딩스 내에서 실질적인 제도로 나타날 수 있도록 이들의 목소리는 계속 커지고 구석구석 퍼져 나갈 것이다. 오늘도 HALLS의 구성원들은 세아홀딩스의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동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세아 뉴스룸1
2024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음악회
2024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음악회가 열린 3월 8일 저녁, 서울 예술의 전당에는 금요일의 여유로움 속에 설렘을 안고 찾아온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이번 음악회는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아홉 번째 정기음악회로,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대가 빈첸조 벨리니(V. Bellini)의 <청교도>를 무대에 올렸다. 봄밤을 아름답게 수놓은 오페라의 향연, 그 특별한 시간을 담아 본다.
대작을 선사하는 공연
3월 8일 저녁,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음악회 시간이 가까워 오자 많은 관객이 기대에 찬 표정으로 속속 입장했다. 무대 중앙에는 오케스트라가 자리하고 있었고, 무대를 둘러싼 2층에는 합창단이 배치돼 있었다.
막이 오르자 술렁이던 객석은 고요해지고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무대를 응시했다. 무대에 오른 벨리니 생애 최고의 벨칸토 오페라이자 마지막 작품인 <청교도>는 청교도 혁명을 역사적 배경으로, 정치적 분열과 대립이 지속되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젊은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음악으로 담아냈다.
청교도의 기사 리카르도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청교도 괄티에르 발톤 경의 딸 엘비라. 그러나 그녀는 왕당파의 기사 아르투로와 사랑에 빠진다. 엘비라와의 결혼식을 위해 청교도 성으로 온 아르투로는 자신이 섬기던 왕 찰스 1세의 왕비 엔리케타가 감금된 것을 알고 그녀를 도와 함께 성을 탈출한다. 엘비라는 아르투로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정신 착란을 겪으며 그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마침내 아르투로가 돌아오지만 곧 그의 사형 집행을 하러 온 청교도 군사들과 맞닥뜨린다. 절체절명의 순간 전령이 나타나 의회파 군이 왕당파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했고, 아르투로를 비롯한 왕당파를 모두 사면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엘비라는 정신을 되찾고 아르투로와 행복한 순간을 맞는다는 스토리다.
최고의 무대를 향한 환호
<청교도>는 고도의 가창력을 바탕으로 벨칸토 시대 특유의 고음을 표현해야 하고, 섬세한 연출을 요하기에 국내외 무대에서 접하기 어려운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구성으로 각광받는 표현진이 연출을 맡아 <청교도>의 예술성을 한층 더 높였으며, 세아이운형문화재단 후원 아티스트이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부지휘자인 데이비드 이(David Yi)가 국내 최정상 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 노이오페라코러스와 함께 음악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세아이운형문화재단 후원 아티스트 테너 손지훈이 ‘2023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 후 국내 오페라 첫 주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으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 최정상급 성악가 소프라노 캐슬린 김(한양대학교 성악과 교수), 베이스 박종민(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 주역 가수 역임), 바리톤 이동환(영남대학교 성악전공 교수)이 출연하여 수준 높은 공연을 선사했다. 이외에도 송일도(취리히 오페라극장 전속가수 역임), 테너 위정민(세종대학교 음악학과 조교수), 메조소프라노 지나오(마인츠국립극장 오페라 출연) 등 유명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해 환성적인 하모니를 이뤘다.
극의 후반부에 이르자 공연의 열기는 절정에 달았다. 약혼자였던 리카르도가 나타나 아르투로를 체포하고, 엘비라는 형장으로 끌려가는 아르투로를 바라보며 다시 실성 상태에 빠진다. 이때 엘비라, 아르투로, 리카르도, 조르지오가 4중창 ‘버림받은 줄 아는 가여운 그대여’를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숨막힐 듯 압도적인 분위기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어 마지막 장면이 펼쳐졌다. 전령이 전한 사면 소식과 함께 엘비라와 아르투로는 뜨겁게 포옹하고 사람들은 두 연인을 축복하며 극은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객석에서는 ‘브라보’가 터져나왔고 모든 관객들은 열렬한 박수를 무대에 보냈다.
순수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위한 발걸음
오랜 시간 순수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오페라를 후원해 온 故 이운형 회장의 뜻을 기려 2013년 설립된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은 예술에 대한 그의 열정을 이어받아 다양한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예술인, 음악학자들의 노력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가능성을 가진 영재들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 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또한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음악회를 열어 오페라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있으며, 충주와 군산 등 지역 시민을 위한 음악회를 열어 지역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음악 총서 발간 등 음악학 연구를 지원하며 음악학계에 실질적 인 지원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의 순수 문화예술에 대한 사랑이 내일의 세계적인 오페라 스타를 양성 하고, 클래식 대중화를 이루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하며, 이를 통해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라 믿는다.
세아 뉴스룸2
국내 최초, 세아홀딩스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중 하나로 선정윤리경영은 기업, 기관 등이 법적 책임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윤리적 책임의 준수까지 기본적인 의무로서 인정하고, 모든 경영 업무 활동을 투명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고객 등 이해당사자 뿐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세아는 윤리경영 방침 아래 단순히 법적 의무를 다하고 부정 행위를 하지 않는 기본적인 의미를 넘어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 지속 성장의 길을 추구해왔다. 그러한 노력의 성과로 세아 홀딩스가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이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세아 홀딩스가 국내 기업 최초로 윤리경영 관행의 기준을 정의하고 발전시키는 글로벌 리더 에티스피어 (Ethisphere)에서 주관하는 ‘2024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중 하나에 선정됐다.
에티스피어는 2006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들을 선정해오고 있으며, 올해에는 전 세계 20개국, 44개 산업 분야에서 총 136개 기업이 선정됐다.
‘2024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수상자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2019년부터 2024년 1월까지 글로벌 기업들의 비교 지수를 12.3% 포인트 초과 달성한 기업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평가는 에티스피어의 윤리 지수 (Ethics Quotient®) 분석에 기반한 △윤리문화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ESG) 관행 △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다양성, 평등 및 포용 △강력한 가치 사슬을 지원하는 계획에 대해 240개 이상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집된 데이터는 전문가들을 통한 질적 분석을 거치게 되며, 매년 신청 기업들을 심사하고 평가하는 데 수천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이 과정은 전 세계 산업 및 조직의 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관행을 수집하고 체계화하는 운영 체계로써 작동한다.
세아 홀딩스 이태성 사장은 “국내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중 하나에 선정된 것은 성숙한 윤리 문화를 만들어가는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함께 노력해 온 결과”라며, “세아 홀딩스는 앞으로도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사명의 의미처럼, 강도 높은 준법·윤리경영을 실천하며 이해관계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에티스피어의 최고 전략 책임자이자 회장인 에리카 살몬 바이른(Erica Salmon Byrne)은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을 선정하는 것은 언제나 고무적인 일이다. 우리는 엄격한 심사 과정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으로 선정된 조직이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위해 윤리, 규정 준수 및 거버넌스 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헌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윤리 및 청렴한 문화를 조성하는 기업은 동종업체 및 경쟁업체가 따라야 할 기업 시민의식의 표준을 제시한다. 강력한 윤리가 좋은 비지니스임을 입증하고 이러한 영예를 얻은 세아 홀딩스에 축하를 보낸 다”고 밝혔다.
세아 뉴스룸3
‘나눔세아‘와 함께
희망을 키워가는 유빈이‘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세아의 의지는 사업활동 영역에서는 물론 여러 방면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홀트아동복지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나눔세아’는 수술과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캠페인으로, 대상자에게 경제적인 도움과 더불어 희망을 전하는 한편 세아 임직원에게는 나눔 실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후 10개월 무렵 난치성 뇌전증인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진단을 받고 힘겨운 성장을 하고 있는 유빈이를 위해 ‘나눔세아’ 캠페인을 진행, 모인 후원금으로 유빈이의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유빈이 가족에게 찾아온 변화
유빈이가 앓고 있는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치성 뇌전증으로, 일반적으로 1~8세 어린이에게서 시작되는 질병이다. 이 증후군을 가진 아동의 80%는 성인이 되어서도 발작 증세를 보이며, 인지 발달 등이 또래 아이들보다 늦어지기도 한다.
세아에서는 유빈이의 치료를 위해 지난 12월 4일부터 1월 31일까지 의료비 모금을 진행했고, 임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총 7,113,000원이 모였다.
이 모금액으로 유빈이는 2월 23일부터 응용행동분석 치료를 시작했다. 아직 치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새롭게 하는 발달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자기 의사표현을 하지 못했던 유빈이는 이제 “배고파?”라고 물으면 “네”라고 대답한다. 점프를 할 수 있으며 손에 연필을 쥐고 끄적거리거나 색연필로 선을 그려 보기도 한다. 핑크퐁 노래가 나오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듣고 있다가 방긋 웃으며 좋아하는 유빈이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렇듯이 유빈이 엄마는 아이가 하나씩 해 나가는 것을 보며 대견함과 동시에, 조금 더 일찍 치료를 받게 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든다고 한다.
그런데 일상을 잘 지내오던 유빈이는 3월 4일부터 갑자기 한쪽 눈이 떠지지 않아 급히 대학병원에 입원했고, 검사를 통해 약물부작용과 근육이상 때문임을 알게 됐다. 현재 눈이 반쯤 떠지긴 했지만 입원해 계속 경과를 관찰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응용행동분석치료는 퇴원 후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유빈이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잘 이겨냈듯이 지금의 상황도 극복해낼 것이다.
유빈이 엄마는 세상에 아이와 단둘이 남겨져 모든 이들이 등을 돌렸다고 생각하며 막막하고 원망스러운 나날들을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유빈이를 응원하고 있고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한 마음을 받아 세상을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앞으로도 치료를 이어갈 유빈이와 유빈이 엄마가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길, 세아인들의 마음을 모아 응원을 전한다.
두 배가 되어 확산되는 나눔
한편, 세아는 ‘매칭 기프트 제도’를 통해 세아인들이 마음을 담아 후원한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1:1 매칭하여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기업 매칭 후원금 7,113,000원은 유빈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동 3명의 의료비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그중 연우(가명, 10세), 승우(가명, 7세)는 이혼으로 홀로 아이들을 양육하던 엄마가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후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의 극단적 선택을 목격하면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연우, 엄마와의 이별 후 충격으로 짧은 단어만 표현해 의사소통조차 잘 이루어지지 않는 승우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용기를 품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세아인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2015년 준오의 휠체어 지원을 시작으로 8년째 지속되고 있는 ‘나눔세아’ 캠페인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진정한 가치’라는 방향성에 따라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지속적인 나눔을 이어 나가고 있다.
앞으로 세아의 아름다운 가치가 더 널리 확산되어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 되길, 또한 지원 아동과 세아인 모두 아름다운 세상을 느끼고 함께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함께의 가치
미래 에너지로의 전환,
친환경 ENERGY TRANSITION
제품으로 앞당기다세아제강 세아 업적상 은상 수상팀
국제사회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고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도 ‘2050 NET ZERO’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탄소중립, 수소사회를 향해 급변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철강 기업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폭발적인 친환경 에너지 사용 증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운송관, 배송관, 강관 등의 설비투자와 함께 제품을 개발하는 것일 테다. 이를 위해 세아제강은 3년 전부터 프로젝트 팀을 꾸려 사업을 추진해왔다. 세아 업적상은 상을 수상한 세아제강 프로젝트팀도 그중 하나다.
친환경 ENERGY로의 TRANSITION
제품개발팀, 선행연구팀, 중경생산팀이 하나의 팀을 이룬 세아제강의 프로젝트팀에게는 출발부터 세 가지 과제가 주어졌다. 하나는 정부 과제로 ‘클래드 강관’을 개발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수소 이송용 배관’을 공급하는 것, 그리고 CO2 누출을 철저하게 막으며 발생지에서 저장소까지 이송하는 ‘CO2 이송관’을 개발해내는 것이었다.
클래드 강관은 쉽게 말해 서로 다른 금속을 합쳐 하나의 금속관을 만드는 것이다. 금속을 합치는 이유는 서로 다른 금속의 장점을 취하기 위해서인데, 예를 들어 외부의 충격을 견디는 강도가 높은 카본 탄소강과 화학적 부식을 잘 견디는 내부식 합금강(CRA)을 접합하는 식이다. 이렇게 개발된 금속관은 화학적 부식이 잘 되지 않으면서도 강한 성질을 가지게 된다. 국내 최초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이번에 세아제강이 새롭게 생산해낸 클래드 강관은 뛰어난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갖추고 있어 에너지 시장에서 보다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고 수상팀 총괄 업무를 맡은 제품개발팀 박춘섭 팀장이 설명한다.
그렇다면 수소이송용 배관과 CO2 이송관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먼저 탄소중립 목표의 주요 수단이자 장기간 저장과 이동이 가능한 수소 에너지를 이송하려면 수소 이송용 ERW 용접강관 제조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저온 충격 에너지를 높이는 것이 필요한데, 용접부 품질 관리부터 상용화 단계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었다고. 그렇지만 업적상 수상팀은 세아의 미래 먹거리인 수소배관을 개발해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끊임없이 시도했고 마침내 포항에 처음 생긴 수소 스테이션에 수소 이송용 배관으로 세아의 용접강관을 적용할 수 있었다.
마지막 과제였던 CO2 이송관은 글자 그대로 이산화탄소를 발생지에서 저장하는 곳까지 이송하는 관으로, CO2의 이송효율을 올리기 위해서 가스도 아니고 액체도 아닌 초임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온, 고압에서 견딜 수 있는 강관을 만들어야 하는데, 용접부조차도 모관과 유사한 성질을 갖도록 용접 조건, 속도, 열처리까지 최적의 조건을 도출하여 기술을 개발해야 했다.
(1) 업적상 수상팀 구성원들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2) 업적상 수상팀이 개발한 친환경 Energy Transition 제품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시행착오는 필수
새로운 신규 설비를 연구, 개발하여 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고비들을 겪어내야 한다. 원하는 성능과 결과를 얻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협의, 도전을 해야 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업적상 수상팀은 친환경 Energy Transition 제품의 개발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면 고생했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계획서 단계에서부터 자료 조사와 규격/수요 등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한 후 설계를 진행해야 한다. 이후 시조관과 품질 평가를 통해 설계를 검증하고 유효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정말 수도 없이 겪었다고 R&D센터 제품개발팀의 신제품/신소재 개발파트를 맡고 있는 김성웅 차장이 설명했다. 그 고비들을 헤쳐 나올 수 있었던 동력은 동일한 목표를 바라보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팀원들의 열정, 그리고 강력한 팀워크였다.
(3) 개발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에 대해 이야기하는 팀원들
(4) 열처리 설비로 출력, 높이 등을 제어하는 모습
"밤늦게 현장에서 수소배관 시조관의 열처리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날의 테스트 조건을 리뷰하며 특이사항을 점검하던 순간이었어요. 1개의 조건에서 템퍼링 온도에 문제가 생겼더군요. 원래 설정했던 온도가 700℃였는데 테스트할 때 약 40℃ 높은 734℃~738℃로 작업이 진행되었더라고요. 늦은 시간이었지만 어쩔 수 있나요? 최상수 팀장님께 연락을 드려 상황을 말씀드렸죠. 결국 다음날 아침 7시부터 팀장님과 함께 다시 작업 조건을 모니터링했고 무사히 테스트를 마칠 수 있었답니다." 제품개발팀 임동섭 대리가 당시 중경생산팀 소속이었던 에너지환경기획팀 최상수 팀장과 팀워크를 이루어 문제를 해결했던 에피소드를 전해준다. 뿐만 아니라 팀원들은 테스트를 위한 파일럿 설비가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았던 탓에 생산 설비를 그대로 활용해 연구 개발을 진행해야 했고, 때문에 한 달 단위로 사이즈별 롤이 걸리는 시간에 맞춰 테스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제약이 많은 환경이었기에 어떤 때는 기다리는 것이 일이 되기도 했다.
징크스처럼 시조관을 테스트하는 일정은 꼭 야간이나 토요일, 혹은 공휴일에 잡혀 담당자들이 밤이나 주말에 출근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테스트로 인해 매순간 임기응변을 위한 아이디어도 많이 내야 했다. 700~800℃에서 꺼낸 시편을 급냉해야 할 때 호스를 가져다 물을 뿌리거나 급냉한 수조에 넣기도 했다고.
"어떻게든 테스트를 해서 데이터를 내야 했으니까요. 실제로 값비싼 설비를 도입한 이후 사전 검증한 것들을 확인해보니 조건들을 제대로 만족했더라고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로 정확한 데이터를 냈던 거죠. 그래서인지 그렇게 열정적으로 테스트를 했던 상황들이 기억에 아주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얻은 만족스러운 테스트 결과에 뿌듯함이 컸다는 최성욱 과장이다.
(5) 파이프 열처리 설비 동작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
(6) 다년간의 연구 끝에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며 친환경 Energy Transition 제품의 미래를 연 업적상 수상팀
“기후위기가 목전에 치달은 시대에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친환경 ENERGY TRANSITION 제품, 후속 과제는?
친환경 Energy Transition 제품은 미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제품군이다. 수소 배관만 예로 들어도 그렇다. 안산이나 포항 등지의 수소 스테이션이나 시범 도시에 들어가는 것 외에도 전국적으로 배관망이 깔릴 수 있고 수출용으로도 시장성이 매우 큰 제품인 것이다.
CO2 이송관 시장도 해외에 활짝 열려 있다. 캐나다 일부 지역에 CO2 이송라인을 설치하는 ‘Canada Pathways Net Zero 프로젝트’는 세아제강이 현재 참여를 타진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미 SAGD 제조 경험이 있는 세아가 파이프라인 제공 가능 후보군으로 선정되며 기술적인 토대를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CO2 라인 오더에 참여할 예정이며, 클래드 강관과 수소이송용 배관도 계속 연구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기후위기가 목전에 치달은 시대에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 친환경 에너지를 이송,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친환경 Energy Transition 제품의 수요 또한 상상 이상으로 증가해갈 것이다. 다행히도 업적상 수상팀을 비롯한 세아의 임직원들은 미래 수요에 미리 대비하는 첫 걸음을 아주 잘 떼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내일이 올지 끊임없이 묻고 시도하고 개선하고 찾아간다면 친환경 Energy Transition 시장은 세아에게 더 큰 미래를 약속해줄 수 있을 것이다. 다년간의 연구 끝에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며 친환경 Energy Transition 제품의 미래를 연 업적상 수상 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세계 속의 세아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 나가다SeAH Global (Thailand)
평균 연령 39세의 젊은 나라, 고학력 인재가 늘고 있는 나라. 전 세계 제조사들이 태국을 주목하고 있다. 더욱이 태국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자동차 산업이 가장 발달한 국가로, SeAH Global Thailand (SGT)는 이러한 태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문성 강화 및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지의 날씨만큼 뜨거운 열정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는 SGT의 소식을 전한다.
가공 능력 확대로 태국 내 입지를 다지다
“태국인은 이름이 길고 어렵기 때문에 모두 닉네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이름은 Benz라고 합니다. 나름 고급스러운 이름이지만 같은 사무실에 Ferrari라는 이름을 가진 직원이 있어 저는 명함도 못 내밉니다. SGT에는 2022년 9월에 입사하여 1년 6개월 동안 HR Manager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SGT에서 인사관리 및 조직 운영 프로세스 지원 등 인사 관리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Benjawak Bongkotketsakun 팀장은 밝은 어조로 자신을 소개하며 반가움을 전했다.
SGT는 2018년 10월 태국에 설립된 특수강 가공 및 판매 법인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기지인 태국 시장에서 특수강 소재 공급 및 서비스 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SGT 사무실은 방콕 중심가인 아속(Asok)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으로 고객사 대응에 유리하며, 이러한 장점은 마케팅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공장의 입지 또한 SGT의 강점이다. SGT 공장이 위치한 시라차(Sriracha)는 람차방 항구 및 파타야와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소재 수입에 용이하며, 태국 최고의 자동차 산업단지인 'WHA Eastern Seaboard Industrial Estate(WHA ESIE 2)'에 속해 있어 고객사에 적기 공급 서비스가 가능한 이점을 갖고 있다.
물류 경쟁력과 가공 능력을 토대로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 수요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온 SGT는 이러한 지리적 강점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과 규모를 더욱 넓혀 나가고 있다. “SGT 공장은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특수강 소재 SBQ(Special Bar Quality)를 비롯해, 스테인레스(STS)와 공구강(Tool Steel)의 보관 및 공급을 기반으로 현재 절단 영역까지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2018년 설립 당시 3대의 절단기로 시작해, 올해 6대까지 규모를 늘렸죠. 태국 시황은 좋지 않지만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의로 추가 물량을 확보해 창고 증축을 결정했고, 올 4월 착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가공 능력을 꾸준히 확대하며 태국에서의 입지를 활발히 다지고 있는 SGT이다.
이와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세아의 핵심가치인 정직, 열정, 실력에 기준을 둔 인재 선발과 업무 효율성 개선을 통해 모든 비즈니스 기회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35~40세의 비교적 낮은 연령대의 직원들과 함께 도전적인 업무를 추진하고 그에 따른 성취감이 주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위기와 도전 그리고 성장
“서비스업과 관광업 등 태국의 산업 전반은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했던 자동차 산업은 2020년 최저 생산량을 기록했으나, 2021년 15%, 2022년 10% 증가하며 회복하는 추세입니다.”
SGT의 사업 환경은 팬데믹 종식과 함께 유리한 상태로 회복되고 있으나 은행 대출 기준 상향 조정으로 차량 구매가 급감하는 등 불리한 상황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다만 러시아와의 국교 재개로 에너지 산업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SGT는 계속해서 태국 시장 동향을 주시하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전과 같은 성장이 다시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SGT는 꾸준히 태국 내 시장점유율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산출물로 창고 증축이 이루어지고 있죠.”
SGT는 올해 11월 완공을 목표로 4월 중 창고 확장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80% 이상 수주 확보가 이루어진 상황으로, 내년부터 2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지난 5~6년간 고객사와 신뢰를 쌓은 결과 큰 규모의 수주로 이어졌고, 향후에도 지속적인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SGT의 성장이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 및 인도 철강 제품의 태국 시장 진출은 SGT의 사업 운영에 있어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도재의 유입으로 최근 2년간 실수요를 제외한 유통 시장은 과거 20~30%에서 5% 미만으로 크게 떨어지기도 했죠. 저희 방향성이라 생각했던 일본 고객사향 개발 또한, 엔저의 영향으로 일본 수입품이 20%가량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됐고, 일부 제품은 오히려 한국산이 더 비싸지는 경우마저 발생했습니다. 다만 SGT는 현지에 창고를 보유하고 있고, 절단 서비스까지 제공 가능하다는 점을 바탕으로 태국 내 시장점유율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중국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 제로금리를 포기한 일본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여 비즈니스 기회를 공략한다는 것이 SGT의 전략이다. 또한 매우 보수적인 일본 자동차 산업을 경험한 김윤성 법인장의 합류로, 향후 SGT는 태국 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SGT는 앞서 언급한 창고 증축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갈 방침이며, 설립 이래 꾸준히 시장 인지도를 높여온 기존 공구강 절단사업 또한 신규 고객사 개발과 제품 개발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고 직원들의 발전을 도우며 성장해 나갈 SGT로부터 또 다시 밝은 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Benjawak Bongkotketsakun 팀장이 전하는
태국은 지금
2024년 현재 태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고령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7년 태국의 고령화율은 25%에 이를 것으로 전 망됩니다. 이는 양질의 노동력 감소로 이어져 생산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전기차, 부동산, 관광업 등 여러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중국의 투자 및 소비가 주춤할 경우 태 국 경제에도 큰 타격이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직장인 교양수업
WORK OUTFITS
정답은 없다, 정석은 있다 요즘 출근룩
얼마 전, 수면바지를 입고 출근한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기사와 관련해 '상식적으로 너무 개념 없는 것 아닌가', '아무리 알바지만 도를 넘었다'는 등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출근 복장, 출근룩에 '상식'이나 '도'라는 것이 있을까? 그래서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온라인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요즘 사람들은 출근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상한선이나 하한선을 정할 수 없다면 적정선은 무엇일까? 최대한 보편적인 관점에서 정리해 보기로 한다.
자유로워진 출근룩
기본적으로 요즘 출근룩의 키워드는 ‘자율’, ‘편안함’이다. 누군가 “우리 회사는 캐주얼하게 입고 출근해도 괜찮다”라고 한다면 대부분 “좋은 회사 다닌다”는 반응일 것이다. 복장 규정이 엄격한 곳보다 자유로운 곳이 더 미래 지향적인 조직이라는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최근 공식적으로 자율 복장제를 도입한 기업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 규정을 완화하여 출근 복장을 TPO(시간·장소·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입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동안 복장 자율화에서 배제됐던 기술직군에 대해 복장 자율화를 추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는 기업 사이에서 구성원의 창의성 발현을 위해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가 추구되는 흐름과 이어져 있다. 자율적인 환경 조성을 통해 직원들이 더욱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 즉 생산성 향상 차원의 변화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정도’다. 회사마다, 직군마다 허용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다. 대체로 라운드 티셔츠, 청바지, 면바지는 물론이고 IT 기업 등에서는 후드티셔츠와 반바지, 샌들의 착용까지는 허용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트레이닝복이나 슬리퍼, 크록스를 허용하는 곳은 흔치 않다.
위에 언급한 TPO(시간·장소·상황)라는 암묵적인 룰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혼식에 갈 때 흰 옷을 피하는 것처럼, 거래처와 회의가 있는 날은 편안함보다 단정함에 초점을 맞추는 등 상대를 배려한 수위 조절이 따라야 한다.
트렌디한 출근룩
직장인이라면 스타일이 너무 튀거나 뒤처질 필요는 없다. 요즘 출근룩 트렌드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유연한 근무 형태가 보편화된 지금, 생활공간과 업무공간 사이의 경계를 허문 ‘오피스 캐주얼룩’이 요즘 출근룩 트렌드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오피스 캐주얼룩은 집 안팎에서의 활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믹스 앤드 매치(Mix & Match)’하는 코디네이션으로, 격식을 갖춘 재킷과 셔츠에 캐주얼한 팬츠를 매치하는 식이다.
디자인 면에서는 ‘미니멀룩’이 올해 상반기 트렌드이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화려한 디자인과 색상의 패션 스타일이 유행이었지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패션 소비 기조가 두드러진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과 차분한 색상의 아이템을 매치한다면 단정함과 트렌디함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더 트렌디한 스타일을 원한다면 단정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90년대’ 바이브를 살짝 얹어보자. ‘긱시크룩(Geek Chic Look)’은 말 그대로 괴짜 같으면서도 세련된 룩으로, 도서관 사서를 연상시키는 룩이라는 의미에서 ‘사서 코어(Librarian Core)’라고도 불린다. 똑 떨어지는 정직한 실루엣에 익살스러움을 살짝 더하는 것이 포인트, 단정한 옷차림에 안경 같은 포인트 액세서리를 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직장생활에 플러스가 되는 출근룩
“오늘은 뭘 입지?”라는 고민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패션으로 자신의 업무 능력을 평가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입기 편하고 보기 자연스러우면서도 예의와 트렌드에 맞는 룩을 찾아가는 과정도 직장인으로서 나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옷을 잘 입는 사람은 옷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갖고 있는 몇 가지 아이템으로 자신의 체형과 분위기에 매치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내일 뭐 입지?’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내려놓는 편이 낫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출근룩에 대한 가벼운 공부와 고민은 직장생활에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다.
ESG는 지금
ESG의 END,
과연 다가올 것인가ENERGY
20년 차에 접어든 ESG(Environment · Social · Governance)가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ESG 경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조금씩 식어가고 있으며 ESG라는 용어를 식상하게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더 큰 위기는 ESG를 부정하고 반기를 드는 세력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ESG를 접어야 한다고 말하는 목소리, 그 정체는 무엇이며 과연 ESG는 END를 향해가고 있는 것인지 짚어본다.
변곡점을 맞은 ESG
ESG라는 개념은 20년 전, 2004년 6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요소로 제시하면서 등장했다. 윤리 경영, 사회적 책임 경영 등 ‘비난받지 않는 기업’을 추구했던 20세기의 경영 철학과 달리, ESG 경영은 탄소 감축, 다양성 정책, 투명한 지배 구조 등을 수익과 직결된 요소로 추구한다.
그러나 등장 이후 일사천리로 기업 경영의 새로운 틀로 자리잡은 ESG 경영이 최근 변곡점을 맞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ESG 2.0’, ‘ESG의 종언’과 같은 단어가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은 ESG가 지나치게 정치화됐다며 이 용어를 그만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ESG 주창자 중 한 명인 E.L 로스차일드 홀딩스(E.L Rothschild Holdings)의 린 포레스터 드 로스차일드(Lynn Forester De Rothschild) 회장은 “ESG라는 말을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고까지 얘기했다.
학계에서 나오는 얘기도 비슷하다. 저자인 알렉스 에드먼스(Alex Edmans) 런던비즈니스스쿨(London Business School) 교수는 “ESG를 특별하게 다룰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언뜻 ESG에 회의적인 발언으로 들릴 수 있지만, ESG 경영은 기업에게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유행’이나 ‘트렌드’로 추구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본뜻이다.
ESG가 공격받는 이유
ESG의 의미가 퇴색되고 계속해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하나는 정치적인 이유이다. 미국에서는 석유기업을 자금줄로 삼고 있는 공화당이 민주당 정부의 ESG 확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화석연료 산업 비율이 높은 지역의 표심이 두터운 공화당은 그린워싱 논란, 저조한 투자 수익률 등을 근거로 ESG 회의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공화당의 반(反) ESG 운동은 민주당이 내세운 ‘워크 자본주의’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깨어 있다’는 뜻의 ‘워크(Woke)’는 인종과 성별 등을 이유로 한 차별에 반대하는 문화를 말한다. 공화당은 ESG 투자에 적극적인 금융인들이 ‘깨어 있는 척’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공화당 우세주들은 ESG 펀드 운용사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도 크다. ESG 투자 원칙 아래 방산 기업은 담배, 도박 기업과 함께 오랜 기간 죄악주(sin stocks)로 치부됐다. 탱크, 전투기, 군함 등은 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웠다. 또한, 인명 살상 무기를 만드는 방산 업체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사회적 책무 지표에서 낙제를 면하기 어려웠다. 2021년 유럽연합(EU)은 ESG 분류 체계 초안에서 방위 산업을 담배 산업과 함께 투자 부적격 대상인 ‘유해 산업’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2022년 2월 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기류는 바뀌었다.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던 2월 중순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SAAB)의 CEO 미카엘 요한슨(Micael Johansson)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을 지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ESG 포트폴리오에서 방산을 제외하지 말 것을 전 세계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등에 호소했다. 이탈리아 방산업체 레오나르도(Leonardo)의 알레산드로 프로푸모(Alessandro Profumo) CEO도 EU 의회에 “안보 없이는 지속 가능성도 없고, 방위 산업 없이는 안보도 없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방산주 옹호론이 이어지고 있다.
‘맹목적 ESG’도 간과할 수 없다. 자의 및 타의에 의해 주관도 원칙도 없이 덮어놓고 ESG를 좇는 기업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ESG 기조 아래에서 자칫하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잃는 것은 아닌지, 국가 경제의 기본인 산업과 서민경제가 쇠퇴하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침략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방어용 무기를 만들거나, 자국 에너지 사정에 따라 원전을 가동해도 비난하는 무분별한 공격 역시 ‘맹목적 ESG’의 일면이다. 앞서 언급한 알렉스 에드먼스 교수의 “ESG를 특별하게 다룰 필요는 없다”는 말은 바로 이러한 ‘맹목적 ESG’에 대한 지적이다. 이는 기업은 물론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고, 그 여파로 친(親) ESG 펀드의 유행은 식고 ESG 요소를 전혀 따지지 않는 ‘ESG 중립 펀드’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ESG의 미래
그렇다면 앞으로 ESG는 어떻게 흘러갈까?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가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공화당이 집권하게 된다면 반(反) ESG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하고, ESG의 진행 속도는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ESG의 빠른 확산에는 미국과 EU의 공조가 큰 역할을 했는데, 이에 균열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반응이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ESG 투자 상품의 동향을 살펴보자. 이 기업의 ESG 펀드는 2022년과 2023년에 5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다른 기업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프랑스 컨설팅 기업인 캡제미니(Capgemini)의 조사 결과, 지속가능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향을 보인 기업의 비율은 지난해 33%에서 올해 50% 이상으로 크게 상승했다. 특히 기업인 61%는 ESG 경영이 부진하면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정치계에서 ESG를 놓고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시장은 변함없이 ESG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투자자들의 분위기도 유사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가 2023년 10월 투자자 2,80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77%의 응답자가 지속가능한 ESG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으며, 54%는 올해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관련 제도 역시 강화되고 있다. ESG와 관련해 눈여겨볼 또 하나의 흐름은 관련 제도의 가속화다. 자국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 국경조정제도(CBAM), 지속가능 및 생물다양성 공시, 자동차 탄소 배출 규제, 플라스틱 규제 협약 등의 제도들이 이미 공표됐거나 공표를 앞두고 있다.
이렇듯 ESG의 흐름은 어느 정도 오르내림을 거듭하겠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기후변화, 순환경제, 인권, 안전,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 등 ESG 관련 이슈는 이미 자본주의의 중대한 개혁 이슈이며 기업이 지속 경영을 하기 위한 필수 요인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ESG’로 불리지 않을 수도 있고 사람들의 관심이 식거나 식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개념만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며, 순기능을 더 발효할 수 있는 방향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에코 패밀리
버려진 것의 새로운 쓰임,
그 특별함을 배우는 시간세아베스틸 회계팀 남윤하 과장 가족
아침 공기조차 새롭게 느껴지는 3월의 주말, 남윤하 과장 가족은 사이 좋게 손을 잡고 한 공방에 들어섰다. '여긴 어디지?'라는 표정으로 공방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는 도빈이(8세)와 조금은 긴장한 듯한 남윤하 과장과 아내. 차분한 성격이 닮은 가족은 선생님의 설명을 신중히 들으며 새활용의 가치를 배우는 양말목 방석 만들기 수업을 시작했다.
차분한 가족과 어울리는 공예 수업
‘양말목’이라 하면 양말의 발목 부분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양말의 발가락 부분 형태를 봉제하며 잘라낸 부분으로 한때는 모두 버려졌다. 그런 산업폐기물이 최근 공예 재료로 활용되면서 양말목 업사이클링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컵 받침, 가방, 과일바구니, 매트 등 양말목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날 남윤하 과장 가족은 양말목으로 방석을 만드는 수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양말목 방석 만들기 첫 단계는 색 선정. 양말목 방석은 한 가지 색으로 만들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색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단색으로 하면 헷갈려서 더 어렵다는 선생님의 팁에 계산이 복잡해지는 가족이다.
망설임 없이 노란색, 주황색, 초록색을 고른 아내, 뒤이어 청록색과 파란색을 고른 남윤하 과장, 그리고 깊은 고심 끝에 가장 마지막으로 초록색과 하늘색을 고른 도빈이다.
“산업폐기물이 최근 공예 재료로 활용되면서 양말목 업사이클링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한 코 한 코 완성해 가는 방석
본격적으로 방석을 만들 시간, 가족은 선생님의 시범을 진지하게 지켜보고는 매듭짓기를 시도해본다. 무엇이든 처음은 다 어려운 법. 순서도 방향도 헷갈리기만 한 가족은 실수를 몇 번 경험하고는 조금씩 매듭을 터득해 나가는 모습이었다. 실뜨기 놀이를 하듯 엄마와 같이 하던 도빈이도 10분쯤 지났을 무렵에는 혼자서 척척 매듭을 지어 나가고 있었다.
혼자 잘 하고 있는지 가끔 도빈이 쪽을 보는 엄마, 혹시 코를 빠트릴까 자신의 작업에 초집중하는 아빠, 그 사이에서 야무진 손놀림으로 매듭을 지어 나가는 도빈이. 세 사람 모두 어느새 익숙한 손놀림으로 방석을 완성해갔다.
등산용 양말의 양말목인지, 일반 양말의 양말목인지, 그 종류에 따라 양말목의 재질과 두께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아주 고르게 만들기는 힘들지만 그것이 양말목 방석의 매력이기도 하다. 매듭을 지어 나가며 옷 매무새를 다듬듯 방석의 모양을 동그랗게 잡아주는 가족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그렇게 잔잔한 음악 속에 2시간이 훌쩍 흘렀다. 예상대로 엄마가 1등, 아빠가 2등, 마지막으로 도빈이가 작품을 완성했다. 본드를 사용하지 않고 매듭으로 마감한 방석 3개가 테이블 위에 옹기종기 놓였다. 꽤 긴 시간이 걸려 완성한 만큼 뿌듯함도 큰 표정이다. "손 아프지 않아?" 엄마가 묻자, "아파"라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도빈이. 의젓해 보이던 아이의 귀여운 대답에 지켜보던 남윤하 과장 얼굴에는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더 건강하길
“남편은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고요. 저랑 도빈이는 집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 하는 걸 좋아해요.”
아내의 말에 남윤하 과장은 “요즘은 도빈이가 색종이 접기에 빠져 있다”며 그런 도빈이의 모습을 볼 때면 집중력이 좋은 아이라는 걸 느끼곤 한다고 말한다.
“도빈이는 제가 지은 이름인데요. 사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돌림자를 써서 이름을 몇 개 지어 주셨는데, 결국에는 제 마음에 드는 이름을 지어줬어요. 평생 아버지 뜻에 반해본 적 이 없는 전데 말이죠. 바른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에요.”
아이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 그리고 세상에 대해 바른 생각을 갖고 바르게 살아가길 바 라는 마음. 같은 마음으로 도빈이의 곁을 지켜주고 있는 아빠와 엄마이다.
그리고 그 마음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헤치지 않고 아꼈으면 하는 바람도 들어있다. “사소한 것이지만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꼭 사용하고 물건을 살 때도 웬만하면 비닐봉 투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해요. 아이 간식을 싸줄 때도 한번 쓰고 버리는 지퍼백 말고 밀폐 용기에 담아주죠. 원두 찌꺼기는 건조해서 설거지할 때 쓰면 기름 때 제거하는 데 좋더라 고요.”
“저희는 양말을 만드는 과정에서 양말목이라는 폐기물이 생긴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어 요. 양말도 그렇고 옷도 버려지는 양이 어마어마하잖아요. 기증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계가 있고요. 양말목으로 방석이나 여러가지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의미 있는 하루였고, 도빈이도 이런 업사이클링 분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버리는 것이 당연했던 것의 새로운 가치를 깨닫는 것. 어쩌면 그것이 업사이클의 첫 단추 인지 모른다. 도빈이가 살아갈 세상이 더 건강하길,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아주 작은 일이 나마 실천하고 싶은 남윤하 과장 가족이다. 양말목으로 만든 세 개의 방석이 사이 좋게 놓 일 남윤하 과장의 행복한 집안 풍경을 상상해 본다. 그 위에 쌓여갈 웃음들이 건강한 세상 속에 퍼져 가길 바란다.
“버리는 것이 당연했던 것의 새로운 가치를 깨닫는 것”
지구를 아끼는 여행
수목원 옆 호수공원
세종특별자치시 국립세종수목원,
세종호수공원2021년 7월 1일 출범한 도시, 평균연령 37.6세의 도시. 세종은 젊은 도시다. 철저한 계획 하에 탄생한 도시이기도 하다. 기능별 생활권이 있고 그에 맞는 시설들이 각 맞춰 들어서 있다. 그래서 ‘재미없는 도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그 ‘철저한 계획’ 덕에 세종은 조화로운 도시의 모습을 갖고 있기도 하다. 특히 자연과의 조화는 세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전국에서 자연녹지율이 52.4%로 가장 높은 만큼 어디를 가나 정원을 만날 수 있고, 곳곳에서 금강과 이어진 맑은 하천이 흐르는 풍경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국립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식물 다양성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주민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휴식의 공간이며 여행객들에게는 편리한 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연체험 장소이다.”
도시와 공존하는 자연
자연을 느끼려면 도시를 떠나야만 할까? 세종을 찾아본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계획적으로 보전한 숲과 하천, 계획적으로 조성한 녹지와 호수가 도시 속에 한데 어우러진 세종의 모습을 기억할 테니 말이다.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세종의 가치를 대변하는 장소, 국립세종수목원이 있다. 보통 수목원이라 하면 주거지나 상업지역에서 뚝 떨어진 산자락이 그려지겠지만, 세종수목원은 다르다. 원래 논이었던 세종 중심 평지의 도시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주민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휴식의 공간이며 여행객들에게는 편리한 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연체험 장소이다.
세종수목원에 들어서면 탁 트인 전망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조성한 지 오래되지 않아 다른 수목원들처럼 울창한 숲을 볼 수는 없지만, 그런 아쉬움을 상쇄시켜주는 많은 요소를 갖추고 있다.
식물자원과 생태계의 가치를 배우는 공간
그중 하나가 '사계절온실'이다. 입구에서 왼쪽으로 잘 가꾼 사계절꽃길을 5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거대한 온실이 서 있다. 높이 32m, 1만㎡에 달하는 높고 넓은 온실의 외형은 붓꽃(Iris)의 세 꽃잎을 본떠 만든 모양인데, 온대 중부권역 식물자원의 보전과 한국정원을 주제로 한 도심형 수목원이라는 세종수목원의 미션을 형상화하기 위해 붓꽃을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사계절온실 내부로 들어가면 정글을 주제로 열대우림의 웅장한 폭포와 식물을 볼 수 있는 '열대온실',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의 정원을 본뜬 공간에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다양한 식물을 전시하고 있는 '지중해온실' 등 3개의 테마 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야외 공간인 한국전통정원은 궁궐정원, 별서정원, 민가정원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궁궐정원에는 창덕궁 주합루와 부용정이 실제 크기로 조성돼 있고, 별서정원은 소쇄원을 주제로 계류, 화오, 담장 등으로 꾸며져 있다. 옛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정자목과 돌담 등으로 꾸며진 민가정원은 친숙하면서도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다.
수변길을 따라 물가와 물속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을 볼 수 있는 청류지원을 찾는다면 계절별로 찾아드는 철새와 물새도 목격할 수 있다. 금강의 물이 유입되는 함양지에서 출발한 물길이 전통정원을 돌아 분재원을 거쳐 민속식물원까지 약 2.4km를 이루며 계절에 따라 다채로운 경관을 연출한다.
세종수목원은 관람공간일 뿐만 아니라 실제 생태계 복원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식물 종, 유연관계, 분류 등 식물분류체계(APG)에 따라 다양한 식물을 전시함으로써 식물 진화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전시실을 구성했다. 각 식물들은 세종수목원에서 자체 운영하는 양묘실을 통해 공급하며, 자생식물을 활용한 정원용 소재 식물을 발굴하는 동시에, 품종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종수목원에 서식하고 있는 식물은 교목 45,958주를 포함해 총 2,834종 172만 본에 이른다. 그리고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세종수목원이 단순히 관광지가 아닌 이유이다.
인공과 자연의 조화
세종수목원에 인접한 '세종호수공원'은 국내 최대의 인공 호수로, 크기가 축구장의 62배에 이른다. 펼쳐 놓은 책 모양을 본뜬 국립세종도서관과 큐브 모양의 대통령기록관, 그리고 그 뒤에 드리워진 전월산의 풍경이 호수와 함께 멋진 풍경을 이루고 있다.
이곳 역시 세종의 대표적인 여행 스팟이자 친환경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장소이다. 자연정수, 책임 있는 물관리 등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녹지를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호수공원을 더 의미 있게 둘러보려면 탄소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무동력 자전거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호수와 벗한 구불구불한 길을 무동력 자전거로 달리며 호수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 중앙의 에코트리는 친환경적 건축 디자인의 좋은 예로 언급되곤 한다. 환경교육센터 역할을 하는 에코트리는 태양 전지판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태양에너지를 건물의 동력으로 사용한다. 에코트리의 지속가능성은 물 관리까지 연결되어 있다. 에코트리는 빗물 수집 시스템을 통해 공원의 다양한 용수를 공급한다. 친환경 실천법과 지속가능한 삶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도 에코트리의 특별함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 축제섬, 공연이 기다리는 무대섬, 해변을 연상시키는 물놀이섬, 수생식물과 습지가 어우러진 물꽃섬 등 다섯 개의 인공섬이 조성되어 있다.
개발과 보존의 가치가 대립하지 않고 양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도시. 세종은 성장하고 발전할수록 더 환경적인 도시가 되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