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속 세아

    불확실성의 한복판에서
    기회를 만드는 사람들

    SeAH Steel America(SSA)

    불확실성의 한복판에서 기회를 만드는 사람들

    SeAH Steel America(SSA)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오렌지카운티. 끝없이 펼쳐진 고속도로와 잘 정비된 산업단지, 그리고 전통적인 오일·가스 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공존하는 이곳은 오랫동안 글로벌 철강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이자 '가혹한 시험대'였다.

    SeAH Steel America(SSA)는 바로 이 지역에서 47년간 세아의 이름을 지켜왔다. 강관 산업이 보호무역주의, 고관세, 수요 변동이라는 파고에 흔들릴 때도 SSA는 시장의 변화와 새로운 에너지 트렌드를 가장 먼저 감지해 대응해 왔다.

    미국의 50% 수입 철강 관세라는 유례없는 충격이 닥친 2025년. 그 혼란의 한가운데에서도 오히려 계획 대비 모든 성과 지표를 초과 달성하며 강한 회복력을 증명하고 있는 SSA의 소식을 들어본다.

    3개 사업장으로 구축한 북미 철강 영업 네트워크

    SeAH Steel America(이하 SSA)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구축한 3개 거점(Irvine·Houston·Calgary)을 중심으로 북미는 물론 중남미 시장까지 아우르며 세아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Irvine에 위치한 본사는 미국 서부를 비롯해 일부 중남부와 동부 지역을 대상으로 탄소강관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스테인리스강관, 구조관, COATED 제품을 공급하며, 북미 시장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텍사스주 Houston은 세계 에너지 산업의 중심지이자 OCTG(유정용 강관)의 최대 시장이다. 이곳의 Houston Office는 세아제강, SeAH Steel Vina, SeAH Steel USA 등 글로벌 생산법인의 OCTG 제품을 공급하고, 오일·가스 분야 고객사를 중심으로 탄소강관 판매를 담당한다. SSA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 거점이다.

    Calgary Office는 캐나다 전역을 대상으로 다양한 강관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에너지 개발이 활발한 현지 시장에서 SSA는 점차 높은 신뢰도를 확보해 가고 있다.

    이처럼 각 거점은 지역별 특화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북미 시장 전반을 조망하고, 지역별 시장 변동성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SSA는 이를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의 영업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있다.

    거대한 기회와 거친 파고가 공존하는 시장

    북미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철강 시장이자 동시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철강 수입국이지만, 자국 철강 제조업의 지속적인 축소로 인해 수요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폐쇄적으로 전환됐다.

    2025년 기준으로 모든 수입 철강에 50%의 관세가 일괄 적용되면서 기존의 쿼터제는 폐지되었고, 수입량 제한은 사라진 대신 관세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향후 관세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동시에 과거와 같이 쿼터제 도입의 목소리도 나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SSA가 지속적으로 시장 발굴을 이어가고 있는 중남미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중국 및 제3국 저가 물량과의 경쟁, 긴 리드타임, 운임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한국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SSA는 제3국 대비 경쟁력을 갖춘 SeAH Steel Vina 제품을 앞세워 중남미 지역에서의 영업력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관세 인상 충격 속에서 달성한 '계약 물량 100% 인도'

    2025년 초, 미국의 관세 인상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이미 대부분의 물량이 고객사와 계약돼 납품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25%였던 관세가 갑자기 50%로 상향되자, 고객사들은 가격 인상 수용 여부를 놓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는 계약 취소까지 검토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SSA는 ‘빠른 대응보다 정직한 대응이 강하다’는 원칙을 선택했다. 고객사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직접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며 필요 시 관세 부담을 일부 공유하는 방안까지 협의했다. 그 결과, 단 한 건의 계약 취소 없이 모든 물량을 계획대로 인도하는 데 성공했다.

    이승섭 차장은 “수요가들과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확인한 경험이었다”며 “관세를 대신 부담하는 단기적 해결책이 아니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의가 결과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47년간 쌓아온 브랜드 신뢰와 사람의 힘으로

    SSA는 1978년 설립 이후 47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세아의 기술력과 품질을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그 결과, 세아는 미국 전체 수입 강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SSA는 북미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AML(Approved Manufacturer List)에 등록돼 있으며, 대형 유통업체들은 세아의 고품질 제품에 강한 신뢰를 갖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판매력을 넘어, 세아 브랜드 자체가 미국 시장에서 하나의 '신뢰 자산'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이승섭 차장은 “SSA의 영업은 제품보다 신뢰가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SSA의 영업사원들은 각자 담당 고객과 오랜 기간 쌓아온 관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을 운영해 왔다.

    올해처럼 예측 불가능한 관세 환경 속에서도 고객사들이 마지막까지 SSA의 손을 놓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 관계 자산이다.

    어려울수록 솔직한 정보 공유를 원칙으로 삼는 문화,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관계를 중시하는 태도, 주어진 시장에서 매일 성과를 다시 만들어내는 실행력. 이 모든 것이 SSA를 만든 핵심 경쟁력이다.

    현재 SSA의 최우선 과제는 ‘생존’이다. 그러나 생존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버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고,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SSA는 특수제품 비중을 확대해 관세 영향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중장기 전략을 설정하고 있다. 이는 향후 변화하는 통상환경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SSA는 새로운 성장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도 펼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중단되었던 LNG 프로젝트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2026년 이후에는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특히 지열발전을 중심으로 강관 수요가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SA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각종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SSA 직원들이 가장 자주 공유한다는 말이 있다. "Success Is Not Entitlement. You Have to Earn It Every Day." 성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SSA가 북미 시장에서 살아남고,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이유를 가장 명확하게 설명하는 문장이다.

    47년 전 미국 시장에 첫발을 디딘 SSA는 지금도 하루하루 새로운 시장을 배우고, 고객을 설득하고, 예측할 수 없는 파도 속에서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SSA가 정직과 기술, 끈기라는 세아의 DNA를 품고 북미 시장에서 만들어갈 다음 장은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 이야기는 ‘생존’이 아니라 ‘성장’의 서사로 남으리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