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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진정성 있는 따뜻한 CSR이
기업의 아름다운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지속가능한 성장의 동의어, 사회적 책임
글. 유명훈 KoreaCSR 대표
진정성 있는 따뜻한 CSR이 기업의 아름다운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의어, 사회적 책임
글. 유명훈 KoreaCSR 대표
무한 경쟁의 시대에 기업이 도산하고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윤리적, 사회적, 환경적 리스크 관리 실패와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구축 실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들은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반면 100년, 200년 이상 지속하는 기업은 분명한 특징이 있다. 품질과 고객 만족 등 기업 본연의 활동에 대한 고집과 철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임직원은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 또한 협력회사와 지역사회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고려하고 사회적 요구와 변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하 CSR)이 조직과 비즈니스의 DNA가 된 기업들이다.
지속가능한 기업의 특징
우리는 투명성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부도덕한 기업으로 인식되고 결국 지속할 수 없게 된다. 어찌 보면 기업은 사회로부터 비즈니스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업시민이다. 개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듯 기업 역시 이를 명확히 인식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화장품 기업 '더 바디샵(The Body Shop)'은 몇 년 전 'Enrich, Not Exploit: It's in Our Hands'라는 새로운 기업 이념을 발표했다. 이는 “어떠한 희생이나 피해 없이 모두가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더 바디샵은 이 방향성에 맞춰 제품(Products), 사람(People), 지구(Planet)에 관한 사회적 책임과 구체적인 개선 약속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관심을 기울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CSR 활동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것은 물론 미래 성장 가능성까지 갖춘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기업의 성공을 정의하는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에는 매출 규모, 시장 점유율, 기술력 등 수치적 성과가 기업의 우수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회는 기업에게 "무엇을 위해, 누구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가?", "이 기업의 존재는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요구가 아니다. 사회 구조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기업의 역할 역시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후위기, 고령화, 지역 소멸, 돌봄 공백, 청년 세대의 고용 불안 등 사회적 과제들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면서 CSR은 선택이 아닌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가 됐다.
CSR, 변화하는 시대와 함께 진화하다
CSR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기업은 오랫동안 사회에 환원하고, 공동체를 위해 기여하는 활동을 전개해왔다. 최근 CSR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그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CSR은 '선행'이 아니라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더 이상 연말 행사나 기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업의 비즈니스, 브랜드 철학, 이해관계자 모두와 연결되는 장기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혁신이 촉진되고, 기업의 가치와 신뢰도가 강화되며, 결과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쟁력이 형성된다.
둘째, CSR은 일방적 지원이 아니라 '관계 구축'으로 확장됐다. 기업이 사회문제의 '단독 해결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 고객 · 협력사·정부·시민단체와 함께 '공동 해결자'가 되는 모델이다. 다양한 주체와의 협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가 창출되면서 CSR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생태계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
셋째, CSR은 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실질적인 사회성과와 임팩트를 측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며, 활동의 효과를 정량적 · 객관적으로 증명하려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이제 CSR에서 스토리보다 중요한 것은 '증거'다.
따뜻함과 전략이 만나면 임팩트가 일어난다
최근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 단위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을 기획해 브랜딩하거나, 임직원 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등 사회복지 중심의 기부형 사회공헌이 주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 고유의 특성과 한계를 고려한 문제 발굴과 지역 자원 결합을 통해 실질적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즉, 기존의 기업 사회공헌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물고기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물고기를 스스로 잡을 수 있도록 방법(솔루션)을 제시하거나', 더 나아가 해당 지역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돕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CSR 흐름을 보여주는 국내외 사례들 역시, 기업의 비즈니스 '철학과 전략'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 노력'과 결합할 때 어떠한 사회적 가치가 창출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진정성'과 '전략'이 만나는 지점에서 CSR은 가장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단순기부나 일회성 봉사활동은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제는 더이상 보여주기식 사회공헌이 통하지 않는 시대다.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의 어두운 면을 감추고 이미지를 세탁할 수 있다는 생각 또한 버려야 한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 사회공헌 활동들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현지 지역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면밀한 분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뒷받침되어야만 실효성 있고 지속가능한 문제해결 프로그램을 도출할 수 있으며, 타당성이 높은 솔루션은 지역의 다양한 자원과의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집중하는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과 브랜드, 그리고 현지 주민 간의 지속적 접점을 창출하고 제품, 서비스, 사업모델, 인프라 등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상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뿐만 아니라, 지역정부 및 주민들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할 수 있고, 다음 세대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해 충성도 높은잠재고객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통해 존경 받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동시에 지속가능한 사업 경쟁력까지 강화할 수 있다면 CSR은 더 이상 '할 것인가 말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더 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하는 과제가 된다.
CSR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기업의 '존재 방식'이다
많은 이들이 필자에게 "CSR이 기업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가"라고 묻지만, 이제는 질문이 "CSR 없이 기업이 지속가능할수 있는가?"로 바뀌어야 한다. 오늘의 소비자는 제품보다 '가치'를 구매하고, 오늘의 직원은 연봉뿐 아니라 '의미'를 중요하게 바라본다. 오늘의 지역사회는 기업의 '영향력'을 주의 깊게 살피며, 오늘의 투자자들은 재무성과 못지않게 '비재무적 가치'를 평가한다. CSR은 기업이 사회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며,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언어인 것이다.
사회문제 해결을 향해 내딛는 작은 행동은 시간이 흐르면 기업의 가장 큰 명성이 되고,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든든한 신뢰 자본이 된다.
CSR은 유행이 아니다. CSR은 기업이 오래 사랑받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가장 오래된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전략이다. CSR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기업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