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의 가치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
석유사업 블루오션을 개척하다세아제강 업적상 은상 수상팀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 석유사업 블루오션을 개척하다
세아제강 업적상 은상 수상팀
오일샌드(Oil Sand)는 지하에서 생성된 원유가 지표면 가까이 이동하면서 수분이 증발하고, 돌이나 모래와 섞여 굳어진 원유를 말한다. 액체 상태인 일반 유전과 달리 모래 등이 붙어 있는 오일샌드는 추출과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경제성이 낮아 오랫동안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 이후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대규모 분리 공정 기술이 도입됐고, 오일샌드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캐나다 앨버타 북부 지역은 대규모 오일샌드가 매장 된 곳으로, 이 자원 덕분에 캐나다는 세계 유수의 산유국 반열에 오르게 됐다. 오일샌드 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한 세아제강 프로젝트팀이 만들어진 것은 2018년 10월. 그로부터 6년 뒤, 세아 업적상 은상 수상팀은 일본이 독점해온 캐나다 SAGD 파이프라인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세아제강 업적상 수상팀을 만나 그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신시장을 열기 위한 신기술 개발과 마케팅
지표 75m 이내 매장된 오일샌드는 포크레인 등 중장비로 채굴해 분리장치에서 원유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반면, 70m 이상 깊이에 매장돼 있는 오일샌드는 생산정(井)에 고온의 스팀을 주입해 지하에서 석유 성분을 녹이고, 물과 혼합된 비투멘(bitumen)을 지상으로 끌어올린 뒤 오일과 불순물(물, 모래 등)을 분리해 추출한다. 이를 SAGD(Steam-Assisted Gravity Drainage) 공법이라고 한다.
세아제강은 일본이 독점하고 있던 캐나다 SAGD 파이프라인 시장에 주목했고, 제품개발팀, 품질경영팀, 수출1팀, 대경생산팀으로 구성된 TFT를 발족했다. 캐나다는 오일샌드의 약 80%가 100~800m 깊이에 매장 돼 있어 일반 채굴이 어렵다. 이에 세아제강은 기술적 요구사항 파악부터 원재료 설계, 파이프 성형 및 용접 연구를 진행해 고객사의 모든 요구를 만족하는 제품을 개발했고,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아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또한, 적극적인 추가 검증과 기술마케팅을 통해 소량 개발 실적에 대한 고객사의 우려를 해결하고, 고객사의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상용화까지 이끌어냈다.
설명은 간단하지만 업적상 수상팀은 오랜 기간 험난한 과정을 거쳐 SAGD 파이프라인 시장 진출을 이뤄냈다. 특히 기술 개발에 있어 캐나다의 자연환경은 큰 난관으로 작용했다. 캐나다의 오일샌드 채굴은 주로 겨울철에 이뤄지므로, 최대 영하 45도에 이르는 가혹한 조건 속에서도 강한 타격을 견딜 수 있는 저온 인성을 갖춘 파이프라인이 요구된다. 동시에 고온의 증기 및 슬러리(Slurry)를 이송해야 하므로 고온 인장 물성도 갖춰야 했다. 이처럼 상반된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파이프라인 개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업적상 수상 팀은 재료와 용접 조건 등 수많은 요소를 검토하고 테스트를 거듭했다.
하정우 과장은 극한의 온도 조건과 복합 물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했던 만큼, 설계 단계부터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했다며 당시의 기술적 고민을 설명했다. 제품개발팀 김성웅 PL은 일반적으로 연구소의 역할은 개발 완료 후 자료를 고객사에 공유하는 데 그치지만, SAGD 파이프라인 제품은 2년 5개월 동안 연구와 고객사 요구 물성 검증에 매달려야 했던 제품이었다고 설명한다. “당시 고객사를 직접 찾아가 개발 완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고, 10,000시간 동안 시험을 반복하며 균열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크리프 시험(Creep Test)을 비롯해 많은 산을 넘어야 했습니다"라며, 그만큼 애착이 큰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더 큰 위기도 있었다. 세아제강의 제품을 먼저 사용하는 것에 우려를 가졌던 고객사들이 최소 3 Heat (750~1,250톤)의 실적을 요구한 것이다. 주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기에 원재료 수급도 불가능했다. 박형우 차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고온 인장 물성 변화에 대한 고객사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사에 직접 찾아가 추가 분석 결과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죠. 이후 고객사의 신뢰를 얻어 최초의 시험 주문(Trial Order)을 수주했고, 3 Heat의 실적까지 확보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렵게 개발된 제품의 상용화가 무너질 위기 앞에서 끝끝내 돌파구를 마련한 업적상 수상팀. 이후 다시 캐나다를 방문한 업적상 수상팀은 현지 7개 오일샌드 관련 업체를 찾아 개발 결과와 3 Heat 양산 실적, 테스트 데이터를 공유했고, 결국 추가 주문 수주와 상용화를 함께 달성했다.
협력과 소통으로 이뤄낸 성과
처음 발을 내딛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프로젝트였기에 어려움은 예견하고 있었지만, 돌아보면 눈물이 앞을 가리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권진우 전문직팀장은 처음 생산하는 제품이었던 만큼 최적의 성형 조건과 용접 조건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관련 부서들의 도움으로 원만히 해결해 납품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20~24" 고강도 후육 파이프라인의 경우 제품 성형 및 용접 과정에서 용접부에 균열이 생기는 등 불량 발생의 우려가 많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소의 도움에도 감사를 표했다.
이렇듯 SAGD 파이프라인 개발은 여러 부서가 긴밀하게 협업해야만 가능한 프로젝트였다. 김윤동 대리는 “부서의 경계를 넘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서 "각 부서의 진행 상황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신속하게 공유하고 반영하는 것이 이번 성과의 중요한 열쇠"였다고 설명했다. 업적상 수상팀은 정기적인 회의와 비정기적인 현안 점검을 통해 서로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팀원 모두가 '우리의 일'이라는 공동 목표 의식을 가진 것이 이번 성과를 이룬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SSA 캐나다 사무소 유재천 소장의 적극적인 협력도 빼놓을 수 없다. 오규섭 전문직팀장은 “개발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고객사 미팅 주선은 물론, 기술적인 이슈에 대한 논의까지 현지에서 세심하게 지원해준 유재천 소장에게 감사하다"면서 업적상 수상팀을 대표해 인사를 전했다.
새로운 기회도 성과로 만들어낼 협력
김성진 과장은 일본이 독점하던 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낸 것은 세아제강의 뛰어난 기술력과 역량을 입증한 결과일 뿐 아니라, 세아제강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향후 세아제강의 수출 증대를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캐나다는 오일샌드 채굴 및 정제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매우 많은 국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캐나다 정부는 대규모 CO2 이송용 파이프라인 구축을 추진 중이며, 해당설계는 SAGD 팀이 주관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이 사업의 공급 후보 업체로 선정돼 추가적인 시장 기회를 확보했다. 현재 업적상 수상팀은 해당 프로젝트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캐나다 시장에서 세아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다지고 있다. 김종민 팀장은 이번 성과를 돌아보며 당시의 순간들을 떠올렸다. 영어 발표를 위해 비행기 안에서 한숨도 못 자고 발표 대본을 외우던 하정우 과장, 최초 적용한 용접재료가 모재부 강도보다 낮아 처음부터 다시 용접재료를 개발하느라 고생했던 김성진 과장, 생소한 용접재료로 밤낮 없이 스팀 파이프 생산에 매달렸던 박형우 공장장과 대경생산 팀장들, 벤더 승인을 받고 감격에 울먹이던 SSA 캐나다 유재천 소장까지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팀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세아제강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시장 개척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세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전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을 만들어가는 일은 어느 한 사람이나 특정 부서의 노력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다. SAGD 파이프라인 신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해낸 세아제강 업적상 은상 수상팀의 성과가 말해주는 교훈을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세아의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