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H BLOG
SeAH STORY
SeAH INSIGHT
SeAH PEOPLE
SeAH PLUS+

insight 2025-12-02

수소저장합금, 세아베스틸이 여는 차세대 수소 에너지 시대
- 글. 세아베스틸 기술연구소 정준용 소장

2050년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을 향한 여정이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는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라는 거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 정부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2023~2042)」을 통해 수소를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2035년까지 연간 500만 톤 규모의 공급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청정수소 인증제, 수소발전시장(HPS), 수소도시 및 산업단지 조성 등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면서 수소 산업은 에너지·산업·교통 전반을 아우르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소경제의 미래

수소저장합금 기술이 필요한 이유: 기체·액체 저장 방식의 한계

기체와 액체의 한계를 넘어, '고체 수소'로

수소경제의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과제는 '저장'이다. 기체 수소는 약 700~900bar의 초고압 상태로 압축·보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비용 설비와 누출 위험, 피로 손상 등이 발생한다. 액체 수소 역시 -253℃라는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므로, 복잡한 단열 시스템과 에너지 손실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수소 저장상태의 장단점

이러한 한계를 넘어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수소저장합금(Hydrogen Storage Alloy, HSA) 기술이다. 수소저장합금은 금속 격자 내부에 수소를 저압 환경에서 흡수했다가, 필요시 온도 변화에 따라 방출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즉, 고압이나 극저온 조건이 없어도 안전하고 반복적으로 수소를 저장·방출할 수 있어, 차세대 수소 저장 기술의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저장합금

기계식 압축기를 대체하는 '수소저장합금 기반 압축 시스템'

세아베스틸은 수소저장합금의 잠재력에 주목해, 비(非)기계식 수소충전소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수소충전소는 피스톤 압축기를 사용해 약 900bar까지 수소를 압축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소음과 진동이 심하며, 유지보수 비용도 많이 든다. 이러한 문제는 수소 인프라 확대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됐다.

수소저장합금기반 압축 시스템

수소저장합금 기반 다단 열화학 압축 과정

이에 세아베스틸은 수소저장합금의 '흡수–방출' 압력 차이를 이용해 수소를 단계적으로 압축하는 다단 열화학 반응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작동한다.

1단계는 -40℃, 10bar 조건에서 수소를 흡수(Absorption)하고, 2단계는 온도 상승을 통해 수소를 방출(Desorption)하며 압력 상승을 유도한다. 최종 단계에서는 다단 반응을 거쳐 최대 900bar 고압 수소를 방출한다.

이 방식은 기계식 압축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합금의 열화학 반응만으로 수소를 압축하고 저장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무소음·저유지보수·고안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으며, 정부가 추진 중인 수소충전소 표준화 및 고도화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 세아베스틸의 비 기계식 압축 기술은 향후 수소 충전 인프라의 비용 절감과 안전성 향상에 이바지할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세아베스틸의 수소저장합금 설계 기술력과 활용 가능성

세아베스틸은 현재 1단 및 2단 압축용 수소저장합금 설계안을 확보하고, 실험실 단계를 넘어 파일럿 규모의 모듈 개발과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개발 중인 합금은 Ti-Zr-Cr-Mn-Fe 계열의 AB₂형 구조를 기반으로 하며, 저온에서도 빠른 수소 흡수 반응 속도, 고압 방출 시 안정적인 평형 압력 유지, 반복 사용에도 구조 안정성과 긴 수명을 보장하는 성능을 확보했다.

이러한 성능은 소형 모빌리티, 드론, 수소 파워팩, 국방용 전원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수소충전소용 다단 압축 모듈, 산업용 고체 수소 저장 시스템으로의 확장을 통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다.

수소저장합금

고체 수소 인프라로 향하는 비전

수소저장합금 기술은 단순한 소재 개발을 넘어,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운송·활용에 이르는 전주기 인프라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세아베스틸은 앞으로 900bar급 고압 수소 방출 시스템의 상용화, 합금 반응 제어 기술의 고도화, 국가 수소 정책 연계 실증 사업 참여 등을 통해 대한민국 수소경제의 기반을 더욱 견고히 다질 것이다.

나아가 고체 수소 인프라 산업의 확산을 통해 청정수소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 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고, 국가 탄소중립 실현에 이바지하는 에너지 솔루션 리더로 도약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를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다루는 길, 그것은 금속 속에 수소를 담는 기술이다.

'고체 수소 인프라'는 거대한 설비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과 도시,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우리의 이야기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제 역할을 다하는 철처럼, 세아베스틸의 고체 수소 기술 역시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새로운 기반이 될 것이다.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세아그룹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 본 콘텐츠는 세아베스틸 기술연구소 정준용 소장의 기고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목록